연초가 되면 여기저기에서 버리기 바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무실 책상 정리는 기본이고, 옷장이며 냉장고며 집안 곳곳의 짐을 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말입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정말 필요한 물건인가' 생각하면서 하나둘 정리하다 보니 방 안에 침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도 들립니다.
사실 이런 연중행사 같은 버리기는 ‘버리자’라기보다 ‘이제 좀 치우고 살자’라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주변 정리 수준이죠. 하지만 그 와중에 이런 값진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처음엔 아까워하지만 막바지에 이르면 버리는 것에 과감해지더란 겁니다. 아마도 방 안에 침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는 분은 과감함의 끝을 달리셨다고 볼 수 있겠네요.
태초에 '무소유'가 있었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함의 미학을 추구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최소한의 요소만 남기는 생략과 절제의 미를 보여주는 것이죠. 1950년대 미국의 회화와 조각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미니멀리즘은 건축, 패션, 디자인까지 적용 분야가 확대되었습니다. 이후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더니, 최근 1~2년 새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실 미니멀리즘은 우리에게 낯선 개념은 아닙니다. 벌써 10여 년 전 우리나라에서 큰 열풍을 일으킨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서도 미니멀리즘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소유욕이 가져온 좋지 않은 단편들을 소개한 수필로,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죠. <무소유>에서 말하는 '무소유'의 개념은 정신적인 것에 더 큰 비중을 둔 생각의 가벼움을 표방한 것이었다면, 요즘의 '미니멀리즘'은 생활 속으로 더 깊이 들어와 물질적인 것까지 덜어내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 라이프 트렌드에서 소비 트렌드로
이런 트렌드 덕분에 새로운 산업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현재 집안을 정리하는 것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미니멀리즘 라이프 스타일은 정리 컨설턴트라는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켰습니다. 정리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버림과 정리, 수납까지 도와주는 업체들이 성행하게 된 것이죠.
또한 옷장을 꽉꽉 채운 옷들을 버리는 대신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옷 공유 경제 사이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돌잔치, 결혼식 등 특별한 날을 위한 의상들은 많이 대여해 입었지만, 이제 그 범위가 일상복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해요.
이렇게 국내에서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이 성행하게 된 이유는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경제적, 심리적 불황이 가성비를 따져 최선의 선택 하나만을 골라내고, 소비와 소유를 최소화하며, 꼭 필요한 물건들로만 살아가는 생활 전략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죠.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면, 미니멀리즘은 오히려 자기애와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트렌드와 결부되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활양식으로써의 ‘미니멀리즘’과 이를 실천하는 ‘미니멀리스트’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조슈아 필즈 밀번, 라이언 니커디머스는 2010년 홈페이지를 통해 미니멀 라이프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에 집중함으로써
삶에서 과한 것들을 덜어내는 일종의 도구다.
이를 통해 당신은 행복과 만족,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행복, 만족감에 집중하기 위한 일종의 '선택'으로 볼 수 있겠네요.
더 알고 실천하고 싶다면, 추천 도서 3
'버리는 것도 제대로 알아야 할 수 있겠다'하는 학구파 분들, 분명 계시지요? 여러분의 제대로 된 미니멀 라이프를 위해 책 세 권을 소개합니다. '버림의 미학'을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나에게 맞는 책 한 권 정도는 소유해도 되지 않을까요?
1.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사사키 후미오
출처 / 알라딘 (http://www.aladin.co.kr)
작은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못하는 맥시멈리스트였지만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여유 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접한 후, 미니멀리스트가 된 저자 사사키 후미오의 이야기. 현재 그의 옷장엔 10벌도 채 되지 않는 옷이, 욕실엔 액체비누 하나와 무명천이 전부! 주방에도 식기나 냄비 등 꼭 필요한 물건 외에는 두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물건을 줄이면 줄일수록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간접 경험해보면 어떨까요?
2. 미니멀리스트 / 조슈아 필즈 밀번
출처 / 알라딘 (http://www.aladin.co.kr)
자신의 웹사이트(THEMINIMALISTS.COM)와 책을 통해 전 세계 200만 명 이상의 독자들에게 미니멀한 삶의 가치를 알리고 있는 조슈아 필즈 밀번. 웹사이트에 썼던 길고 짧은 글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에세이들을 엮은 책입니다. 탐욕과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물질적 요소를 어떻게 최소화하고 인간관계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는, 미니멀리즘의 기본서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하루 15분 정리의 힘 - 윤선현
출처 / 알라딘 (http://www.aladin.co.kr)
이 책은 국내 1호의 정리 컨설턴트가 쉽고 간단한 정리 습관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설명한 가장 실제적인 미니멀리즘 실천서입니다. 자신의 현 상황을 점검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 지갑이든 책상이든 어디에나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5단계 정리 법,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골라서 시도해볼 수 있는 액션플랜 등이 게재되어있어 미니멀 라이프 초심자에게 도움이 될 듯하네요.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은 누구보다 미니멀리즘이 필요합니다. 삶의 만족과 행복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생활 속 작은 습관 하나부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올해는 몸도 마음도 가벼이 하는 한 해를 만들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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