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color)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곳.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름만큼은 왠지 낯설지 않은 기업, 바로 팬톤(Pantone)입니다.
디자인 업계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아마 ‘팬톤 컬러’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미국의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이자 색상 회사인 팬톤은 2000년부터 매년 ‘올해의 팬톤 컬러’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 팬톤 컬러는 기업의 마케팅, 패션 및 뷰티 산업, 디자인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컬러 트렌드를 주도하죠. 2018년의 팬톤 컬러는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 인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대체 왜 팬톤은 해마다 ‘올해의 팬톤 컬러’를 선정하는 것이며, 대체 왜 전세계가 이 팬톤 컬러에 주목하는 걸까요?
‘올해의 팬톤 컬러’로 선정된 울트라 바이올렛
이미지 출처: 팬톤(https://goo.gl/EiN8Ss)
색으로 소통하고픈 기업, 팬톤
팬톤이 ‘색’과 관련된 기업인 건 알겠는데, 그래서 ‘색’으로 무슨 일을 하지? 일단은 이 질문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네요.
“저희는 디자이너와 대중이 제품을 통해 소통하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We help designers and the people producing that product link their communication)
(원문 출처: https://goo.gl/1P57C9)
2015년 팬톤의 부사장 겸 제너럴매니저였던 론 포테스키(Ron Potesky)가 『The Atlantic』이라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이어서 그는 이런 설명도 덧붙입니다.
“컬러를 잘 골라야만 그 컬러대로 됩니다.”
(When you pick the right color, you get the right color in the end)
기업의 아이덴티티 컬러를 생각해보면 위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삼양그룹을 대표하는색은 파란색, 빨간색, 녹색이죠. 이 세 가지 색은 세상을 이루는 빛의 삼원색으로, 세상의 기본을 만들고 그 기본으로 풍요와 편리를 함께 나누는 삼양그룹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삼양그룹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된 컬러들이죠.
팬톤은 ‘색’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생각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62년 설립된 이래 약 60년간, PMS(Pantone Matching System)라는 색 체계화 시스템을 통해 1만여 가지 색에 대한 표준 코드를 부여했죠. 이 컬러코드가 곧, 세계 공용인 ‘색 언어’인 셈입니다. 삼양그룹의 Samyang Blue, Samyang Red, Samyang Green 역시 모두 고유의 팬톤 컬러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의 팬톤 컬러’가 선정되기까지
‘컬러를 잘 골라야 한다’는 고민은 산업 영역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때때로 중요한 사안으로 다뤄집니다. 2003년 스코틀랜드 의회에서는 자국 국기의 파란색을 팬톤의 색 표준에 의거한 ‘Pantone 300’으로 표현하는 안건이 논의되기도 했죠.
스코틀랜드의 국기
이처럼 팬톤의 컬러코드는 ‘세계 공통의 색 언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고,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브랜딩 과정에서 팬톤의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산업, 뷰티,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매년 ‘올해의 팬톤 컬러’에 주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죠? 팬톤 입장에서는 해마다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인데요. 한편으로는 상당한 부담일 것도 같습니다. 자사가 선정하는 색, 그 색에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매년 새로운 트렌드가 탄생할 테니 말입니다.
2017년 ‘올해의 팬톤 컬러’ 그리너리(Greenery)
이미지 출처: 팬톤(https://goo.gl/EiN8Ss)
2016년 ‘올해의 팬톤 컬러’ 로즈 쿼츠(Rose Quartz)와 세레니티(Serenity)
이미지 출처: 팬톤(https://goo.gl/EiN8Ss)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올해의 팬톤 컬러’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미국의 패션 잡지 『GLAMOUR』는 2014년 12월호에 게재된 「Pantone’s Color of the Year: Inside the Fascinating Selection Process」 기사를 통해, ‘올해의 팬톤 컬러’ 선정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그 첫 단계는 미래 시장 조사입니다. 곧 시장에 선보이게 될 다양한 제품들의 색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죠. 현재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색이 아니라, 향후 어떤 색이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해야 합니다. 그래서 선정 위원회 일원들은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해요. 세계 각지의 패션쇼들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개봉 예정 영화와 출시 예정 자동차 등을 면밀히 살펴본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주목받는 특정 색상을 가려냅니다.
다음 단계는, 후보 색상이 ‘올해의 팬톤 컬러’로 선정될만한 이유, 즉 팬톤의 판단을 뒷받침할 근거 자료들을 모으는 것입니다. 이 작업에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여된다고 해요. 한 해의 트렌드가 될 컬러인 만큼, 심사숙고해서 선정해야겠죠? 자료 수집을 통해 타당성 검증까지 완료되면, 비로소 ‘올해의 팬톤 컬러’가 최종 선택되게 됩니다.
자, 그럼 팬톤은 지금까지 어떤 색을 “올해의 팬톤 컬러로” 선정해왔을까요?
연도 |
팬톤 컬러 |
컬러 코드 |
2017 |
Greenery |
15-0343 |
2016 |
Rose Quartz & Serenity |
13-1520 & 15-3919 |
2015 |
Marsala |
18-1438 |
2014 |
Radiant Orchid |
18-3224 |
2013 |
Emerald |
17-5641 |
2012 |
Tangerine Tango |
17-1463 |
2011 |
Honeysuckle |
18-2120 |
2010 |
Turquoise |
15-5519 |
2009 |
Mimosa |
14-0848 |
2008 |
Blue Iris |
18-3943 |
2007 |
Chili Pepper |
19-1557 |
2006 |
Sand Dollar |
13-1106 |
2005 |
Blue Turquoise |
15-5217 |
2004 |
Tigerlily |
17-1456 |
2003 |
Aqua Sky |
14-4811 |
2002 |
True Red |
19-1664 |
2001 |
Fuchsia Rose |
17-2031 |
2000 |
Cerulean |
15-4020 |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올해의 팬톤 컬러’들
이미지 출처: 팬톤(https://goo.gl/ZvJBxB)
‘올해의 내 컬러’는?
배우 김윤진 씨가 오래전 <무릎팍도사>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유학 시절, 특정한 색을 즉흥 연기로 표현하는 실습 과제가 있었다는 내용인데요. 이를테면 ‘보라색을 몸짓으로 나타내보시오’ 같은 것이죠. 어쩌면 개인이나 기업이 고유한 색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것도 배우의 연기와 같이 창의적 표현의 한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의 팬톤 컬러’는 울트라 바이올렛이라는데, ‘올해 여러분의 컬러’는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2018년,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어떤 컬러를 골라주었는지, 그 색을 어떻게 표현하고 계신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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