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저 요즘 연애합니다! :)
아이 참, 부러워할까 봐 더는 말 안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사내연애랍니다!
이런 기분, 입사 이래 처음 느껴봐요. 갑자기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심장이 쿵 내려앉는가 하면, 어떤 때에는 입에서 쉴 새 없이 웃음이 흘러나와요. 사내연애를 시작하니, 사무실 식구들도 저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것 같아요. 옆자리 대리님은 “하하, 적당히 좀 해”라고 하시고, 뒷자리 과장님은 “허허, 쉬엄쉬엄하게”라고 하시더라고요. 전 정말 뜨겁게 타오르고 있어요. 이제 우리 둘은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거든요.
그래요. 털어놓을게요.
저는, 일과 사랑에 빠져버린 거예요.
[연애 초기] 사라져! 아니 사라지지 마♡
천국과 지옥을 오간 내 마음, 사랑이었네~
I never heard a single word about you.
Falling in love wasn’t my plan.
(난 당신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도 없었어요.
당신과 사랑에 빠지는 건 내 계획이 아니었다고요.)
_ 마이클 잭슨, 「This is it」 가사
그래요. 전 제가 일과 사랑에 빠질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입사 초기엔 많이 힘들었거든요. 일은 매일매일 끝없이 이어지는 숙제 같았어요. 가뭄에 콩 나듯 부장님께 칭찬을 받을 때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것 같았지만, 그때뿐이었죠.
잠자리에 누워도 잠은 오지 않았어요. 다음날 아침 맞닥뜨리게 될 일을 생각하면, 심장이 쿵 하고 주저앉는 것 같았거든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에 다니는 한, 일을 피할 수는 없고 그렇다면 차라리 일을 사랑하는 편이 어떨까, 그래서 일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달콤한 데이트로 여긴다면 어떨까?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나니, 정말 마법처럼 일이 소중해지더군요. 일은 더 이상 숙제가 아닌 숙명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혹은 자정을 넘긴 새벽까지도 일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우리는, 조금은 서툴게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로 했고, 점점 깊은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죠.
[연애 안정기] 환상의 짝꿍!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고 싶은, 내 사랑~
우~ 이번 주 금요일도 월, 화, 수, 목처럼!
우리 사이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어요.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고 싶은 마음뿐이죠. 아, 다른 약속은 없냐고요? 실은 금요일에 입사 동기들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당당히 말했죠. "지금 나에겐 일이 우선이야." 그랬더니 녀석들은 저를 안쓰러워하더군요. "직장생활 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일이 먼저가 돼버린 거냐", "너는 '워라밸'도 모르냐", "그래 평생 일과 살아라" 같은 대답들이 돌아왔습니다.
흥, 다들 부러워서 그래요. 동기들이 뭐라 하든 저는 금요일도 일과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퇴근한 사무실에서 우리만의 '불금'을 보내는 이 순간, 저는 특진을 앞둔 우수 사원처럼 기분이 좋네요. 옆자리 대리님과 뒷자리 과장님 틈에선 그렇게도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들이, 금요일 밤 호프집에서 철철 흘러 넘치는 생맥주처럼 쏟아집니다. 역시 우리는 환상의 짝꿍입니다. 우리 사랑 이대로, 계속 달려봐요. 토요일 첫 차 시간까지.
[연애 권태기] 짠 내 풀풀~
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또 나야 나♬
이번 기획서마저 반려되면(aka. 까이면) 나는 절망하고 말 거예요. 동기 녀석들은 잘만 통과되던데, 왜, 도대체 왜, 저는 늘 "다시 해"라는 말을 들어야만 하는 걸까요. 미안해요. 짜증을 부리면 안 되는데, 내 사랑, 정말 미안해요. 사과할게요.
내 사랑, 나의 일. 팀장님이 정해주신 마지막("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못 박으셨던…) 마감 기한은 바로 돌아오는 금요일 오후 5시까지. 바로, 어느새, 벌써 내일이네요. 아악! 아... 미안해요 내 사랑, 나의 일… 아냐, 왜 미안해야 하죠? 일을 삶의 우선순위로 두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죠?
아... 다시, 미안해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조금 불안해졌을 뿐이에요. 벌써 목요일이잖아요. 저는 오늘 밤, 이 사무실을 지키게 될 주인공, 마지막 단 한 사람이 되겠죠. 이상해요. 분명 함께 있는데, 왜 혼자라고 느껴지는 걸까요. 이 고독함은 대체 뭘까요. 설마… 우리 벌써, 권태기가 온 걸까요?
[평생의 반려자] 영원히 반복되는 밀당
우리, 이대로 쭉~ 사랑하게 해주실 거죠?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어느 정도냐고요? 팔 다리 쫙 펴고 라라라라 폴짝~
끼얏호! 저, 지금 엄청 행복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요! 10년 묵은 체증이 전부 내려간 것 같다니까요. 아,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요? 당연하죠! 제 기획서가 통과되었거든요. 매일같이 밤을 새우고 주말까지 반납하면서 일에만 매달린 보람이 있었어요. 정말 이 맛에 일 하나 봐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권태기 아니었냐고요? 에이… 무슨 소리! 지금은 이렇게 다시 애정이 넘치는 걸요. 물론 저도 제 마음이 떠난 줄로만 알았어요. 그러다 깨달았죠. 저 말고도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당신을 위해 밤을 지새고, 당신의 평생 반려자가 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요. 모두들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더라고요. “지금 나에겐 일이 우선이야.”
저는 이제 당신의 가치를, 아니 소중함을 알아요. 그리고 한가지 더, 당신과 오래오래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몇 번의 밀당을 더 경험해야 한다는 것도요. 물론 당신과 연애를 하는 동안 또다시 권태기가 찾아올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강력한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보려고 해요. 저, 정말 각오 단단히 했거든요.
이렇게 보니 일과 연애는 평행이론을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즉, 일을 잘하는 사람이 곧 연애도 잘한다는 뜻이겠죠? 다들 다가오는 2018년에는 모두 일, 아니 연애를 슬기롭게 해 나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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