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편지]
상사병에 걸렸어요
Q.
그 사람 옆에 서 있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요. 인사라도 할라치면 말도 꺼내기 전부터 목이 메어요. 실은,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거든요. 그런데 옆에만 가면 저도 모르게 얼어붙어요. 매일 밤 꿈도 꿔요. 답답한 건요, 꿈속에서도 아무 말 못한다는 거예요. 분명 꿈인 걸 아는데도 그래요. 하···. 저 이렇게 대책 없이 긴장하고, 한숨만 내쉬는 성격이 절대 아니었어요. 언젠가부터 습관이 돼버렸어요. 저는 진짜, 그 사람만 보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데. 의사 선생님 이건 뭔가요?[feat. f(x)]
‘상사병입니다.’라는 답변을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상사병(相思病)이 아닙니다. 상사병(上司病)입니다. 낯선 병명이므로, 참고 링크를 붙여드립니다.(https://goo.gl/pKgue1) 상사병의 원인은 직장 상사입니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저 혼자만은 아니라서 직원들끼리 동병상련하는 중입니다. 병증도 모두 같습니다. 저희 모두 같은 병실 아니, 사무실을 쓰고 있습니다.
[두 번째 편지]
위아래, 위위아래
사원에게는 대리 이상이, 대리에게는 과장 이상이, 과장에게는 차장 이상이, 차장에게는 부장 이상이 상사이자 상관입니다. 상사, ‘자기보다 벼슬이나 지위가 위인 사람’. 상관(上官), ‘직책상 자기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 상사와 상관 모두 윗 상(上)을 씁니다. ‘위’는 ‘아래’를 염두에 둔 개념이지요. 반대로 ‘아래’는 ‘위’를 염두에 둔 개념입니다. 위아래 개념을 진리로 보는 이들에게 위아래, 위위아래, 위아래, 위위아래(feat. EXID)인 시선뿐, 좌우를 보거나 안을 들여다보는 시선은 없습니다.
모든 부하 직원들이 앓고 있다는 이것은 바로… ‘넵병’
직장에서는 ‘부하(部下) 직원’이라는 표현도 흔히 쓰입니다. 부하의 사전적 정의는 ‘직책상 자기보다 더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입니다. ‘자기보다’라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보다 높으면 상사/상관, 나보다 낮으면 부하’ 구조인 것이지요. 어쩌면 이런 이분법적 정체성이 우리의 관계를 이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feat. 신승훈)
[세 번째 편지]
상상(相相) 속의 직장생활
끄덕이기만(틸트 쇼트) 하던 카메라를 가로젓게(패닝 쇼트) 해주는 것만으로, 영상은 한결 풍부해집니다. 위아래 동선으로 제한됐던 영상 정보가 좌우로 확장됨으로써, 좀 더 많은 피사체와 장면 들을 담아낼 수 있으니까요. 만약 당신의 고갯짓이 위아래로만 끄덕이지 않고, 좌우로 가로저을 줄도 알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봅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윗 상 자 대신, 서로 상(相) 자가 온전히 스민 직장생활을 경험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 그보다도,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는 상사병(相思病)을 앓으며 달뜨게 직장생활을 해나갈 수 있지도 않았을까.
···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 이런 상상(相相)을, 해보고 싶습니다.
부장님께 Sign을 보내… Signal 보내…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직장에는 수많은 ‘나’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직위와 직무와 직책을 판단할 줄 아는 개인들이 모여 일하는 공간이 바로 직장(職場), 즉 ‘일하는 마당’입니다. 직장 상사는 먼저 회사에 입사(入社)하였고 직장에 입장(入場)하였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부하 직원은 아랫사람이 아닌, 옆사람이자 곁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장님… 전 항상 옆에 있어요… 더… 아니, 더 옆에요…
결국은 이해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올해 7월 어느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약 600명을 대상으로 ‘상사와의 갈등 경험’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상사와 갈등한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95.8퍼센트였습니다. 이 가운데 90퍼센트 이상은 상사와의 갈등 탓에 퇴사나 이직을 생각해봤다고 답했습니다.(관련 기사: https://goo.gl/ZEpJFt)
꼭 이런 설문조사가 아니어도, 부하 직원과 상사의 갈등이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상사의 입장이 전혀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며칠 밤을 새워 완성한 서투른 보고서에 ‘잘했다’라며 칭찬을 해줄 때에는 고마움을 느꼈고, 당신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상사에게 지적을 받을 때에는 ‘나와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에 참 인간적이었습니다. 다만, 아직 상사의 위치가 되어보지 않았기에 전부 이해할 수 없을 뿐입니다.
“우리 하 사원, 엄지 엄지 척~ 엄지 엄지 척~.”
그렇습니다. 늘 그렇듯 결국은 이해의 문제입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오해가 쌓이고, 또 쌓여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책 또한 이해에서 찾아야 하겠죠.
추신.
세 통의 편지를 다 적어 놓고 나니 조금은 따뜻해졌습니다.
당신에게 바라는 만큼, 더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서로에게 가장 지쳐있는 지금이 바로, 서로에게 “이해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딱 좋은 타이밍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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